에일린(Aileen) 성모님
에일린(Aileen) 성모님
작가 미상 / 오문옥 루시아 기증
*Aileen: 빛. 아름다운
에일린(Aileen) 성모님은 나의 어머니이기 보다 내가 그분의 어머니가 되어 감싸 안아 드려야만 될 것 같은 모습이다.
하느님의 말씀에 몰두하고 있는 깊고 고요한 눈매와 발그레한 볼은 수태고지 이전, 자신의 모진 운명을 전혀 예견하지 못한 채 오직 사랑하는 그분, 하느님께 귀 기울이며 자신의 내면을 바치려고 하는 순결한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찬찬히 더 들여다보면 당신의 심장을 지그시 누르고 있는 비대칭으로 큰 성모님의 손이 눈에 확 들어온다.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기 위해서 자신의 소음을 잠재우는 손.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일치시키려고 심장에서 배어나오는 진땀을 훔치는 손.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바라보며 가뿐 숨을 진정시키는 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전부를 드리는 봉헌의 손.
그 손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온전하게 응답하는 성모님의 의지를 상징하기도하지만, 부르심을 을 받은 이들과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구체적인 힘을 상징하듯 느껴진다.
나도 가슴에 손을 얹은 채 기도할 때가 있다.
그분이 옳고 크시며, 그분이 이기셔야하고, 그것이 내가 살 길임을 알면서도 거기 복종하지 못할 때 달그락 거리며 돌아가는 내 안의 멧돌을 멈추기 위해서 심장에 손을 얹으면 그 손위에 성모님께서 당신의 손을 얹으신다. 말없이, 부드럽게...
그리고 함께 간구하여 주신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 지소서”
- 쌍백합 49호(2015여름).hwp (5.7MB)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