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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지의 역사

천호성지의 역사
천호성지는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하여 박해를 피해 천호산 일대에 들어와 신앙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비롯되었다.

천호성지 전체지도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렴.”

관리자 | 2017.08.11 13:28 | 조회 2655



             부활의 방 천사상


 

베드로관 천사상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렴.”

 

어렸을 적에 할머니께서는 무서움을 많이 타는 나에게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무서운 생각이 들면 곧바로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수호천사가 늘 내 오른쪽 어깨 위에서 나를 지켜 주신다는 믿음을 심어주신 것입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무섬증이 솔솔 피어오를 때면 얼른 오른쪽 어깨를 바라보았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거기에 천사가 있다는 것을 믿었기에 무서운 생각을 이겨내곤 했습니다. 지금도 나는 마음이 무겁고, 사는 일이 막막해 질 때에 습관처럼 오른 쪽 어깨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늘 나와 동행하는 수호천사의 손길을 느끼며 위로와 힘을 얻곤 합니다.

 

천사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전령자이자 안내자, 보호자 역할을 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하느님의 말씀을 성모 마리아에게 전달함으로써 말씀이 사람이 되실 것임을 알렸습니다. 라파엘 대천사는 길안내자의 역할을 하며, 미카엘 대천사는 악의 무리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당이나 수도원에서 보는 거룩한 성인들의 성상이 세워진 받침대를 보면, 대부분 천사들이 그 성인들을 떠받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천사들은 그 무게를 지탱하느라 안간힘을 쓰기도 합니다. 인간은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만들어져서 천사를 부러워할지 몰라도, 하느님은 인간을 더 사랑하셔서 드높여 주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를 보면,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인간의 내면까지도 들여다볼 줄 아는 한 천사가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자, 다른 한 천사가 인간의 가난, 고통, 죽음 등을 보여주며, 진정 인간이 이러한데도 인간이 되고 싶냐고 묻습니다.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천사는 끝내 마침내 인간이 됩니다. 하느님은 가난, 고통, 죽음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허락하셨을 뿐이며, 이처럼 유한한 운명 안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은 천사의 불멸성 보다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천사들은 불멸의 존재로서 여전히 우리를 보호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삶의 몫을 묵묵히 살아내며 같이 사는 사람들의 가난, 고통,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아파하고, 작은 기쁨이라도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이웃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들 안에서 천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천사들 보다 조금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시편 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