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부활초 전시

 2019년도 부활초 디자인의 기획 의도와 세부 설명

1. 촛불을 밝히는 행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결한 예식을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가톨릭 교회에서는 스스로의 몸을 태워 빛을 밝히는 촛불의 본질을 그리스도를 닮았다고 설명해왔다. 부활성야 빛의 예식으로 성스럽게 돋우어지는 부활초는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한다.

   2019년의 부활 디자인의 내용은 ‘하느님의 유일한 말씀-그리스도’이다.

    

2.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어린 양은 ‘Agnus Dei’라고 쓰여진 부활의 깃발과 함께 서있다. 그의 발 아래는 오래되고 낡은 단면을 가진 두터운 책이 있다. 시간의 무게가 더해진 거룩한 말씀의 책-성서이다. 봉인을 뜯고 두루마리를 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묵시, 5:1-5)인 하느님의 어린 양, 즉 성서를 밟고 서있는 어린 양은 전통적인 부활의 도상이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유일한 말씀이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고. ‘말씀은 하느님’이셨으며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1:1, 1:14) 사람이 되신 말씀은 성서를 통하여 2019년의 우리와 만난다. 성서의 단면에 2019의 숫자는 성서가 살아있는 말씀으로 우리와 함께함을 상징한다.

    

3. 성서와 어린양의 뒤쪽으로 황금빛 십자가가 뻗어나간다. 십자가의 각 끝마디에는 성서 책장의 단면을 연상시키는 텍스추어로 채워졌다. 성서를 만나는 방법: 읽고(lectio), 묵상하고(meditation), 기도하고(oratio), 그리스도를 만나(contemplatio)는 네 단계를 성서의 단면을 가진 십자가로 표현하였다.

    

4. 2019년 부활의 주된 색상은 짙은 Sepia 색과 맑은 Orange이다. 중앙의 짙은 색은 한처음의 말씀과 같이, 붉지도 푸르지도 않은 시간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Sepia의 짙은 색은 금색과 대비를 이루어 성서와 어린 양이 다채로운 금빛으로 도드라지게 만든다. 사방으로 이어지는 밝은 주황빛은 에너지와 열정을 상징하며 능동적으로 하느님과 만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2019. 1. 김유리 율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