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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지의 역사

천호성지의 역사
천호성지는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하여 박해를 피해 천호산 일대에 들어와 신앙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비롯되었다.

천호성지 전체지도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관리자 | 2017.08.11 13:48 | 조회 240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김영수 신부

 

부친은 농노들에게 살해당하고, 불행한 결혼생활 중에 어린 딸의 죽음을 목도해야 했으며, 억울한 누명으로 투옥되고 평생을 가난과 천형이라 여겼던 간질병으로 신음했던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끼가 비참한 인간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는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 라는 선언입니다. 
  어둡고 지난한 운명을 통과하는 내내 그는 무엇을 본 것일까요? 그가 말하는 구원을 향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도스토예프스끼는 자신의 대표작 ‘죄와 벌’의 주인공 쏘냐를 통해서 평생 갈망하고 추구했던, 구원과 직결되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쏘냐는 가난한 가족을 위해 몸을 팔아 가족을 부양하며 살아가는 비천한 여인이었지만 그녀의 영혼은 생의 깊은 어둠을 뚫고 나와 부활의 생명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왜곡된 세계 안에 갇혀 회개의 가망이 없어 보이는 살인자 라스코리니코프를 사랑하였고 자신의 온 존재를 던져 그의 영혼을 대면하며 꺼져가는 촛불 아래서 복음서의 ‘라자로의 부활’을 읽어 줍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묶고 있는 죄의 결박을 풀고 새로운 자유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기꺼이 죄인과 깊이 연대했습니다.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시베리아로 떠나는 라스코리니코프를 따라 나서는 쏘냐는 누구보다도 아름답고 깨끗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하느님께서 사람 안에 심어 놓으신 하느님의 속성을 자신의 존재 안에서 완성시킨 구원의 상징이 된 것이지요.
 
  천호성지 성물박물관에는 소담한 작은 경당이 있습니다. 제대 양 쪽 창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볕을 받아 빛납니다. 한 쪽 창에는 태어난 지 여드레가 되는 아기 예수가 마리아의 팔에 안겨 성전에서 봉헌 됩니다. 다른 한 쪽 창에는 그 아기에 대한 시므온의 예언대로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봉헌한 아들 예수를 마리아가 품에 안아 다시 세상에 봉헌합니다.
  '봉헌한다'라는 라틴어 단어 콘세크라레(Consecrare)는 성사적인 의미를 강조해서 '축성(祝聖)한다'라는 말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축성은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세속'으로부터 구별하여 죄와 악의 힘으로부터 해방하고 정화의 은총으로 가득 채워져서 거룩해 지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축성된 모든 것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도구로 엄숙히 바쳐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의 배반에 의해 팔려 이방인 판관 앞에 굴욕적인 죄인으로 끌려나올 때나 고통스럽게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아름다움도 풍채도”(이사 53,3) 없었지만, 내면으로부터 빛을 발산하는 인간의 존엄을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이 세상의 눈으로는 패배의 굴욕적인 모습일 뿐이지만 그 안에 감추어져 있는 십자가의 진실을 우리는 늘 기억하고 간직해야 합니다. 십자가는 아버지께 들어 올려지는 아드님의 완전한 봉헌이며 사람을 향한 하느님의 완전한 사랑이 하나로 결합되는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신앙의 감각은 예리한 눈으로 그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인 것입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은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함으로서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서부터 벌써 별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겠지요.  이 아름다운 두 봉헌의 모습을 담은 성물을 통하여 봉헌과 축성의 의미를 묵상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





                                    천호 가톨릭성물박물관 기도경당 내부

제대: 이희웅 바오로

스테인드글라스: 최욱미 일루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