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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지의 역사

천호성지의 역사
천호성지는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하여 박해를 피해 천호산 일대에 들어와 신앙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비롯되었다.

천호성지 전체지도


     

우리는 왜 부활을 믿는가?

관리자 | 2017.08.11 13:59 | 조회 248


               

               

               <부활의 방/천호성물박물관<사진 최영면 베드로>








<쌍백합 원고 2017.2>


우리는 왜 부활을 믿는가?


김영수 신부

 


우리는 왜 부활을 믿는가?’라는 질문은 우리는 무엇에 자신을 맡기고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우리 삶에 분명한 목표가 없다면, 삶의 여정은 곁길로 벗어나게 마련이고 부수적인 것들에 골몰하는 동안 허접스런 것들만이 삶을 가득 채우기 십상이다. 사라지고 마는 것들을 붙잡고 불안과 두려움으로 살아가다보면 소멸의 공포 속에서 몸도 마음도 오그라들어 간다. 죽음이야말로 모든 인간이 두려워하는 소멸이기 때문이다. 부활이란, 하느님께 속한 것은 그 무엇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계시하시는 하느님의 방법이다. 하느님께 속한 것은 결코 소멸되지 않는다. 우리의 죽을 몸도 예외가 아니다.

 

부활은 예수님과 당신의 모든 자녀들에 대한 하느님의 가장 진실한 사랑의 표현이다. 부활을 통해 하느님은 예수님께 너는 참으로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 사랑은 영원하다.”고 말씀하셨고, 우리에게도 너희는 참으로 내 사랑하는 자녀이며, 내 사랑은 영원하다.”고 약속하셨다. 부활은 그 약속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리는 새로운 삶의 차원이며 억압과 상처로 숨죽이며 살아가는 생명들을 살리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치유의 길이다. 부활은 우리 안에 살고자 원하시는 하느님의 계획이며, 우리를 당신 안에 영원히 살게 하고픈 하느님의 초대이다.

 

우리의 삶 속에 드리워진 그림자들 앞에서, 우리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느끼며, 인생의 길모퉁이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해질 때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께 시선을 향하면 우리의 삶은 새롭게 밝아온다. 하느님의 사랑에 안기는 그 기쁨과 평화를 간절히 간구하고, 그 사랑을 단 한 번만이라도 맛보고 나면 우리의 삶은 새로운 삶으로 바뀐다.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에 우리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 때, 죽음은 더 이상 끝이 아니라 하느님의 온전한 사랑으로 들어가는 문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마리아처럼 애절한 마음으로 이른 새벽에 그분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 요한처럼 즉시 그분의 현존을 알아 치리기도 하고, 베드로처럼 느리지만 천천히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만이 부활하신 주님 안에서 생명을 얻고, 힘을 얻게 된다. 죽음처럼 모든 것이 끝장나버린 듯한 삶의 질곡 속에서, 빈 무덤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생의 바닥에서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의 심지를 돋우고 오롯이 서있는 일이다. 하느님은 그 믿음의 심지에 당신 사랑의 불을 댕기신다.

 

천호성물 박물관에 들어서서 예수님의 강생과 십자가의 죽음을 묵상하는 방을 지나 무덤으로 내려가는 좁은 계단을 통과하면 하늘을 향해 뚫린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이 가득히 머무는 부활의 방에 도달한다. 헨델의 메시아가 울려 퍼지는 고요한 빈방에 천사가 하늘을 향해 우리의 시선을 인도한다. 그 빛 속에 서 있으면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하느님의 영이 포르르 깨어난다.